한 줄 오두막 편지
그래서 지금 더 많이 사랑해주려고 합니다.
더불어 숲
2024. 11. 22. 06:37
외손녀 윗옷 외투 두 벌을, 늦가을에 입을 옷 하나와 겨울에 입을 조금 도톰한 옷을 중저가 어린이 옷 가게에서 마련했습니다.
어린이집에 갈 때 은행잎 색깔을 닮은 노란색 겉옷을 좋아해 그 옷만 고집했는데, 손녀가 새로 산 옷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습니다.
어린이집 가기 전에 새 옷을 입혔더니 돌고래 소리를 내며 좋아했습니다.
조금 긴장했던 우리도 함께 박수 쳐주며 기뻐했습니다.
손녀의 어미는, 지금 18개월 손녀 정도 무렵에 남동생이 태어났습니다.
똑같이 사랑을 나눠주었지만, 아무래도 갓 태어난 동생에게 더 많은 돌봄과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문득, 지금 18개월 된 손녀를 사랑해 주며, 그 무렵의 손녀의 어미 18개월 된 우리 딸아이의 마음이 이제야 보입니다.
만약 그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18개월 딸아이를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한 번이라도 더 다독여주고 싶습니다.
분명 아낌없이 사랑을 해줬는데 늘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새벽에 이 글을 쓰며 눈물이 납니다. 주책이지요.
2024년 11월 하순. 박영오 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