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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그러나 가슴 설레며 갑니다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9. 2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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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경천대 소나무 중에서- 박영오 작 (2017. 9 )





산수화를 그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좋은 풍경이 있다는 소식을 듣거나 풍경사진 한 장에도 마음이 설렙니다
메모하고 마음속에 간직해두었다가 그곳을 찾아가지요.
위험하게 등산하기도 하고, 먼 길을 돌아가기도 하고 그러합니다.
그 과정이 즐겁지 않으면 그림 그리는 작업도 즐겁지 않겠지요.
길 떠날 때부터 마음 설렙니다.
풍경 앞에 서면,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그냥 설렙니다.

서둘러 그곳까지 갔지만 도착해서 풍경이나 그림 소재 앞에서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음미합니다.
마음에 먼저 담고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고 그렇게 반복해서 바라봅니다.
때로는 그리지 않고 바라보기만 하다가 올 때도 있습니다.
가슴이 턱 막히는 풍경 앞에서는 그릴 수가 없지요.
찾아간 곳이 먼 곳이라면 사진 여러 장면 찍고, 스케치하고 돌아와 다시 보고 그러하지요.
돌아와 생각하고 마음으로 바라보고 그리고 다시 그곳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풍경의 겉모습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풍경의 속 내면까지 본다면 지나치다하겠지요?

작은 작품이라도 가급적 현장에서 그리려고 노려합니다.
현장에서는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은 길지 모르지만 작업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무엇보다도 집중력이 높고 붓의 속도도 빠릅니다.
그러다가 길이 막히면 또 한참을 풍경을 바라보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림은 사진과 달리 똑 같이 그리려고 하지 않습니다.
구도를 새로 구상하고, 버릴 것은 버리고 강조할 것은 강조하고, 때로는 먼 풍경을 빌려오기도 하고, 자연의 색과 다르게 표현하기도 하고 그러합니다.
그림 그리는 옆에서 똑 같다는 말도, 풍경과 다르네 하는 표현도 그리 좋은 말은 아닙니다.
그저'그림이 좋다'는 말씀 한마디면 충분합니다.
그렇게 하루해를 보냅니다
하루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나갑니다.
도끼자루 여러개 썩혔습니다.
작품이야 마음에 들던지 만족하지 못하던지 그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면 그대로 좋습니다.
화구도구 챙기고 배낭메고 현관문을 나설 때 그 때 그 마음을.......

누구도 그렇게 불러주지 않지만 내 스스로 '실경산수화가'라고 말합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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