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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는 나이값을 하며 살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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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불어 숲 2018. 1. 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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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신년 맞이 부채그림 - 박영오 작(2018년 1월 1일)



1957년 정유(丁酉)년에 태어나 2017년 나의 해(年) 정유(丁酉)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불로초를 먹지 않은 이상 나의 해 정유(丁酉)년은 이제는 두 번 다시 오지 않겠지요.
나름 열심히 살았습니다.
한 해 한 해 소중하지 않는 해가 없었고 의미 없는 시간은 또한 없었습니다.
남들보다 화려하고 빛나는 삶은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나름 소중한 삶입니다.
좋은 일은 좋은 일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아쉬운 일은 아쉬운 대로 교훈을 얻고 후회하는 일은 그 나름대로 반성을 하며 그렇게 60년을 살아왔습니다.
한 시간 한 시간 과거의 시간이 모여 지금의 내가 있고 현재의 이 시간이 모여 미래의 나를 만들지 않을까요?
늘 그래왔듯이 말입니다.

누군가 말하더군요.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10대에는 이렇게 살고 20대에는 이렇게 살겠다고 아쉬워하더군요.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여전히 그때 그 순간의 선택을 또 다시 반복할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나름 그게 최선이었으니까요.
나이를 먹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나이듬에 따라 신체적으로 점차 나약해질지라도, 반비례해서 나름 부족하지만 이 만큼의 정신적 성장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적 고민과 치열하게 미래를 걱정하며 갈등하던 어린 나이로 돌아가기가 두렵습니다.
이렇게 자부해도, 지금까지 내 나름대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한 것 같고, 아쉬움이 없다면 그 또한 거짓말이겠지요.

올해 첫 해돋이를 자동차로 1시간 남짓 걸리는 산마루에 있는 전망 좋은 작은 암자에서 해맞이를 했습니다.
다행히 동녘 하늘을 빠끔히 열어두어서 무사히 새해 첫 해돋이를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점점 붉어지기부터 시작해서 해가 뜰 때까지 동녘 하늘을 바라보며 천지신명(天地神明)님께 그동안 마음속에 품었던 소원을 간절히 빌었습니다.
문득, 그 소원들이 모두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한 마음뿐이더군요.
보통 사람의 소박한 소원이지만, 다들 그렇게 바라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내 욕심만 차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욕심을 부려 소원을 빈다면, 나의 소원에다가 몇 가지 더 보탰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바르게 살겠습니다.
가능한 자연과 생명에 해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적으나마 다른 사람들을 돕고 살겠습니다.

살아가면서 새해 다짐이 나의 게으름과 욕심 때문에 무뎌지고 흐려지겠지만, 하루하루 해가 늘 다시 뜨듯이 마음 또한 하루하루 다시 다잡으며 그렇게 한 해를 시작하고 한 해를 보내겠습니다.
올해부터는 나이 값을 하며 살아보겠습니다.

(글 그림 박영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