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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 날, 봄을 미리 당겨서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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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불어 숲 2018. 2. 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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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날 미리 봄 마중을 나가다- 박영오 작 (2018. 2. 4)



오늘(2018. 2. 4)이 입춘(立春)날입니다.
입춘 날을 기념해서 화첩기행이라도 나서보려고 화구를 챙겨서 용기 있게 나섰다가 되돌아왔습니다.
어지간히 추워야지요.
봄은 아직 어림없다는 듯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줄도 모르고.......
그래도 봄은 오겠지요?
입춘 날 너무 추워서 당연한 말을 되물어봅니다.
작년 봄에 안동 가송리 풍경을 스케치 해둔 것을 보며, 봄을 미리 당겨서 화폭에 담아봅니다.
입춘(立春) 날, 붓과 화선지로 봄 마중을 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이제부터 봄이다"라는 입춘(立春)을 아직 겨울이 남아있는 빠른 시기에 정해 놓은 것은 봄이 멀지 않았으니까 희망을 가지라는 그런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동안 '입춘' 일을 맞으면 "한겨울에 웬 봄이야" 이렇게 생각했는데, 미리 앞서 입춘 일을 잡은 옛 조상들의 마음을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눈이 내리고 추운 날씨이지만 '입춘이 지났다'라고 생각하니, 날씨는 여전히 춥지만, 이미 봄이 와있는데 겨울이 미련을 떨고 있거니 생각됩니다.

낯선 산을 찾아 등산을 하면, 힘이 부칠 때쯤 하산하는 등산객에게 정상이 아직 멀었느냐고 물어보면 다들 얼마남지 않았다고,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된다고 힘을 보태줍니다.
'정상 몇m' 표지판도 이제 조금만 올라가면 된다는 그런 희망이고 힘이 되더군요.
'입춘' '우수' '경칩'도 봄이 왔음을 알리는 절기가 아니라 봄이란 정상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표지판 같은 것이 아닐까요?

밝은 햇살이 아까워, 화첩기행 대신 산책이나 하려고 겨울옷을 껴입고 아파트 마당에 내려섰는데, 산수유 가지의 꽃눈이 제법 도톰해졌습니다.
봄은 나도 모르게 슬며시 우리 곁에 와 있는데 춥다고, 늦다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입춘대길(立春大吉) 하세요.



(글 그림 박영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