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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선물은.....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5. 3. 4.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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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마음을 다해 도움을 주신 어느 분께 작은 그림을 선물하려고, 어느 작품이 좋을까 싶어 곁에 있던 동료 화가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그림은 그냥 주면 안 된다고 말리더군요.

자기 경험으로는, 그림을 선물했더니 액자에 넣지도 않고 늘 구석에 있더니, 또 다른 누구엔 가 줘버려서, 거의 버리다시피 하더라면서, 모든 것은 제값을 치러야 아끼고 소중하게 간직한다고 말하더군요.

나도 사실 그러고 있거든요.

제법 비싼 값을 치루고 구매한 그림 작품이나 골동품은 나도 모르게 애지중지하더군요.

그분이 그렇게 말해도 나의 마음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나의 정성이 담긴 작은 그림을 고마운 분께 선물로 드렸습니다.

드리면서, 나의 그림을 다른 누군가에게 드려도 되고 마음 내키신 대로 뜻대로 하시면 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는 그 분께서 그 선물로 잠시 기뻐하는 마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러고 보니 돈도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힘든 노동으로, 자신의 노력으로 어렵게 마련한 돈을 아끼지, 자신의 노력 없이 쉽게 번 돈이나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은 너무 쉽게 생각하더군요.

다음에 또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땀흘려서 애써 모은 돈이 재산이 된다는 옛 어른들 말씀이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두 아이 교육비와 가정 생활비 등으로 늘 절약하고 검소하게 생활해 왔지만, 무조건 인색하게 지내지는 않았습니다. 나름 합리적 소비를 하며 살아왔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퇴직한 요즘은 겨우 생활비 정도의 정기적 소득으로 가정경제를 빠듯하게 꾸려가고 있기에, 여전히 아껴서 쓰고 검소하게 생활하는 게 몸에 배어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이것 아껴서 뭐 하려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검소하게 살지만 가족들 살펴보며 도움 받은 분들께 마음으로나마 감사해 하고, 쓸 것 쓰며 나름 합리적 소비를 하며, 아직 남아 있는 버킷리스트를 지우며 또 다른 새로운 꿈을 꾸며 그렇게 지내고 싶습니다.

그럴 나이가 됐는 모양입니다.

 

2025년 3월 초순. 박영오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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