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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화실 이야기- 부채그림1

그림 일기

by 더불어 숲 2018. 5. 2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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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옥계 침수정 풍경(부채그림) - 박영오 작 (2018.5)





본격적인 더위가 오기 전에 산중 오두막 화실에서 부채그림을 하나 그렸습니다.

하루종일 부채그림에 매달려있었습니다.

다른 할 일이 태산인데...... 시작하니 그칠 수가 없네요.

내가 해야할 일이 순서와 시간을 다투는 일은 아니기에, 오늘 못하면 내일하면 되고, 이왕 시작한 부채 그림 마무리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하루종일 이 작업에 몰입했습니다.

다행히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를 완성했습니다.

그림을 그려서 막부채로 쓰려고 했는데..... 그러기에는 아까워서 벽에 기대두고 보고만 있습니다.

사람 마음 참 간사합니다.

그림작업을 마치고 창밖을 바라보는데, 오월의 푸른 산야가 더 없이 푸르고 좋습니다. 


시골 생활은 벌레와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산중 오두막 화실에 온갖 벌레가 가득 들어왔습니다.
아마 어제 밤에 불을 밝혀놓은 덕분일 테지요.
성가시게 하지 않으면, 특별히 위험하지 않으면 그러려니 하려합니다.
신경을 곤두서서 대응하면 나도 이 아이들도 피곤하니까요.
그래도 적당히 머물다가 나갔으면 좋을 텐데.......


산중 오두막 화실 주변에는 온갖 새가 울기도 하고 노래 부르기도 하고 지저귀기도 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새 울음소리는 몇 가지가 될까?
그러고 보니 자기 이름을 스스로 부르는 새 이름 밖에 모르네요.
뻐꾸기, 꿩, 소쩍새.......
오늘은 숲에서 뻐꾸기가 유난스럽게 웁니다.
남의 새둥지에 가만히 알을 낳고는 "뻐꾹" "뻐꾹" 울면서 네 어미가 여기에 있다, 내가 네 어미다 하고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전에는 뻐꾸기 울음소리가 얄밉게 들리더니만, 오늘은 유난히 슬프게 들립니다.

모든 것이 다 내 마음따라 생겨나고 움직이는가 봅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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