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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화실 이야기 - 부채그림2

그림 일기

by 더불어 숲 2018. 6. 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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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그림 - 영양 입암 선바위. 박영오 작(2018년 6월)






숲속 오두막 화실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이른 새벽에, 비오는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숲속에서는 비 내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립니다.
나뭇잎 마다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모여서 오케스트라 연주하듯이 들립니다.
때로는 타악기 소리처럼, 때로는 속삭이듯이 그렇게 비가 내립니다.
빗소리 하나만으로도 하루를 보낼 수 있을 듯합니다.
멀리 호수 위로 비 내리는 모습은 덤입니다.

오늘은 비가 내려서 텃밭 일을 안 해도 되겠네,
개울가 둑에 어설피 자란 잡초 제초작업하지 않아도 되겠네,
하루 종일 게으름 피워도 내 스스로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겠네......
누가 부러 시키지도 않았는데, 하루종일 파업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데 내 스스로 자신에게 명령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무조건 내 스스로에게 파업하라고 명령합니다.

몇 해 전에 내가 다니는 암자에서 어리연꽃을 조금 얻어와 작은 물학에 심어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웠는데, 제대로 자라지 않았는데, 산중 오두막 화실로 옮겨서 함지박에 키웠더니 이내 연잎이 무성해졌네요.
잘 자라주는 어리연꽃이 고맙습니다.
올해는 꽃도 피워주겠지요?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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