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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그리로 가면 몸도 따라 가겠지요.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8. 10. 2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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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 월류봉-1(2018. 여름)




평창 소금강 구룡폭포 (2018. 여름)






‘박완서’님이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출간한 수필집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 보면, 10년만 더 젊어진다면 남은 여생을 참으로 정직하게 살아보고 싶다고, 자신이 먹을 먹거리는 직접 농사지으며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남에게 존경 받는 그분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의아하지만, 박완서 그분의 생각은 충분히 이해하고 남음이 있습니다.
그 어느 누가 자신을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다들 자기 자신을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우연의 일치일까요?
그 책을 구입해서 읽기 며칠 전에 나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최소한 내가 먹을 먹거리만큼은 스스로 농사 지어보고 싶다고, 그리고 힘든 사람에게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베풀며 살고 싶다고, 경제적 큰 도움은 줄 수 없더라도 마음이라도 넓게 쓰며 살아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박완서 그분도 그런 생각을 갖고 계셨다는 것이, 그분과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분의 새로운 글은 볼 수 없다는 것이 슬픕니다.

글쎄요.
언행일치가 될지 모르겠지만, 정직하고 도덕적으로 살지 못하더라도, 마음은 따뜻하고 넓게 쓰며 살고 싶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지만, 내 자신의 삶을 더 절약하고 검소하게 살아 타인에게는 적게라도 베풀며 살고 싶습니다.
마음이 그리로 가고 있다면, 언젠가 몸도 그리로 가겠지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미 유치원 때 다 배웠다’는 책 제목도 있었지요?
정답을 미리 다 알고 치는 ‘인생고시’ 시험인데 다들 어려워하고 돌아보면 만족한 점수를 받지 못해 아쉬워들 합니다.
모범답안을 다들 알고 있지만 늘 갈등하고 더 좋은 답은 없을까 갈등하다가 자주 길을 잃어버립니다.

더 쉽고 편한 답은 없을까?
더 경제적이고 이익이 되는 길은 없을까?
그런데 긴 세월이 지나고 나면 다들 어렵고 힘이 들더라도 그길로 갈 것을, 알려준 모범답안으로 가야했는데 후회하며 돌아보더군요.
그런데도 다들 인생은 정답이 없다고 말합니다.
끝까지 가보지 않고 중간 풀이과정만 보고 지레 짐작하는 것은 아닐까요?
하기야 나도 당연히 인생의 정답을 모릅니다.
여전히 살아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인생입니다.
괜히 아는 척했습니다.
겨우 쉰 중반을 넘긴 나이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시건방을 떨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니 인생이나 제대로 살아라.”는 말씀 새겨듣겠습니다.



(2013년에 쓴 글을 다시 옮겼습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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