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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쌓기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21. 11. 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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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추억의 저장고에서 이런 추억 저런 추억을 꺼내어서 그때는 그랬지, 참 행복했지, 조금은 아쉬웠지 하면서 지난 시간을 자주 돌아보고, 나이 탓인지 그 시간이 점점 길어지더군요.

그래, 추억의 저장고에서 지난 추억을 되살리고 카세트테이프 다시 돌려 듣기 하듯이, 아무리 다시 불러와도 줄어들지 않는다고 매번 지난 추억만 되돌리지 말고, 현재 내 삶에서 추억을 쌓자.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를 다시 소환하지 않더라도 ‘carpe diem’

지난 시간들이 쌓이고 모여서 현재의 나를 구성하고 만들었다면, 지금 이 순간 나의 현재의 삶이 나를 지탱하고 또 미래의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 지난 60여년의 시간을 지금의 나를 위해 노력하고 아껴두었다면, 과거의 시간 속의 아름다움만 소환하여 되돌아보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의 시간을 아름답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자.

 

10월의 마지막 날, 우리 집 기준으로는 조금 사치한(?) 여행을 떠났습니다.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는 검소하고 소박한 DNA가 사치한들 얼마나 사치하겠습니까?

 

이번 여행계획은 생각을 달리했습니다.

전에는 유명 관광지와 이름난 문화재 중심으로 여행을 떠나고 부근 카페나 식당에 우연히(?) 들리는 순서였다면,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이름난 카페와 음식점을 다녀오는 순서로 여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오고가는 길에 이름난 절집과 아름다운 경치는 시간이 허락된다면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제법 먼 거리인, 경남 하동 쌍계사 입구의 더로드 101’로 떠났습니다.

오고가는 길에 천은사 화엄사 연곡사 금환락지 운조루 등등 무수한 문화유적을 그냥 지나치고 오직 더로드 101’ 카페 외길로 떠났습니다.

 

10월 하순의 온화하고 청명한 날씨 탓일까요?

오래 오래 그냥 머물렀습니다.

'더 로드 101'에서 하늘을 보고, 오고가는 사람들 보고, 연못가에서 장난치는 낯선 어린애들 보고, 거기서 거긴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오래오래 머물다가, 돌아오는 길 남도 푸짐한 밥상으로 배를 채우고, 어두운 시간에 지리산을 넘어 긴 시간을 운전해서 오두막으로 되돌아왔습니다.

 

202110월의 마지막 날 더로드 101’ 여행을 추억의 저장고에 쌓아두었습니다.

 

 

(2021. 10. 31.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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