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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오월, 작은 농막에서......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8. 5. 1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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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서원의 봄 - 박영오 작 (2018. 5)


비오는 어느 5월, 멀리 호수를 내려다 보며......





참 오랜만에 그림과 글을 올립니다.

소박한 저의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요즘 작은 오두막을 짓고 있어 다른 일을 돌아볼 시간이 없어 제 블로그에 소홀했습니다.

어렵게 방문했더니 새로운 글은 없고..... 실망해서 되돌아가신 블로그 방문객들께 거듭 미안합니다.



먼발치로 호수가 아주 작게 내려다보이는 숲속 텃밭에 농막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여섯평 정도의 컨테이너 농막을 겸하는 화실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나름 아름답습니다.
전기와 상수도시설을 갖추지 못했지만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른 아침에 와서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갈 때가 많습니다.
임시라도 숙식을 해결할 정도가 된다면 이곳에서 텃밭 가꾸며 그림 그리고 글 쓰며 그렇게 보내고 싶습니다.

요즘은 하루 종일 멀리 세숫대야 만큼 보이는 호수를 내려다보거나 농막 주변 숲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그저 그 시간이 좋습니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면 온갖 자연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나무 숲을 헤치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 새소리, 개울물 소리, 가끔씩 고라리 울음소리, 개구리 울음소리......
오늘 같이 비 오는 날에는 빗물 떨어지는 소리.....
자연의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귀담아 듣는 이 행복감이 좋아 즐겨듣던 음악은 여기서는 뒷전입니다.

텃밭 가꾸고 조용히 그림을 그리려고 마련한 공간인데 오히려 그런 작업은 후순위이고,

숲으로 둘러싸인 이 오두막에서 그냥 멍하니 있는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휴대전화마저 두고 오고 싶은데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차마 그러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은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아직은 해야 할 일이 태산 같습니다.
내 마음 같아선 그냥 이 작은 오두막 하나로 만족하고 싶은데......
우리 가족과 혹시라도나중에 이 오두막에서 묵어갈 사람들을 위해, 불편해 할까봐 이것저것 욕심 부리고 있습니다.
애초 나만의 공간이라면 호수를 내려다보는 큰 창문 하나면 충분한데......
세상살이가 다 그렇지요 뭐.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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