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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슬그머니 떠나가려고 합니다.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8. 3. 4.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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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삼릉 소나무 - 박영오 작 (2018년 2월)





겨울의 끝이 며칠 동안 심술 굳게 미련을 떨더니 꼬리를 슬그머니 감추려고 합니다.
산수유나무가 이제는 자신의 차례임을 알려주려는 듯 꽃망울이 잔뜩 용을 쓰고 있습니다.
바람 불고 눈비오고 그러면서 꽃이 피고 계절은 다가오고 세월은 흘러가는 가 봅니다.
인생도 그러하겠지요.
바람 부는 날이 있으면 화창한 날이 있고, 비가 오는 궂은 날인 듯 하면 무지개 뜨고.......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징검다리처럼 이어지는 것이 삶인가 봅니다.

삶의 그늘을 드리운 구름은 가만히 두면 바람 따라 흘러가는데 우리 인간들은 뒤따라가며 그 구름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자연은 눈 오면 오는 대로, 바람 불면 부는 대로 묵묵히 침묵하며 그러면서 새싹 돋고 꽃 피는 것을.......
잠시 늦어질 뿐인데, 잠시 그늘을 드리울 뿐인데 우리 인간들은 조급해하고 안달을 부립니다.

인생이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징검다리를 건너가는 것이라면, 희(喜)와 락(樂)에서 오래 머물고 로(怒)와 애(哀)에서는 빨리 건너뛰면 행복해 지는 것은 아닐까요?
기쁨과 즐거움은 나도 모르게 지나가고 노여움과 슬픔은 흘러가는 구름처럼 잠시 머물다가 사라지는 것을 우리는 지나치게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의 구름을 가만히 흘러 보내고 꽃 피는 봄을 기다립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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