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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작고 여린 것에서 먼저 시작합니다.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8. 3. 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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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취암 풍경 - 박영오 작 (2018.3)




봄은 버드나무 가지 끝에서부터 오는가봅니다.
어느새 버드나무 가지 끝이 연한 녹색으로 변해있습니다.
계절은 연극의 막처럼 오고 감이 분명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기에 작고 여린 하찮은 것부터 슬며시 시작되는 듯합니다.
작은 바람 하나에도 흔들리는 버드나무 가지 끝에서부터,
쪼그려 앉아 고개 숙여야 겨우 보이는 연약한 풀꽃에서부터 봄은 시작됩니다.

우리네 삶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로또 당첨처럼 큰돈이나 높은 지위가 아니라,
이 계절의 시작처럼 작고 연약한 것들로부터 시작되지 싶습니다.
아내에게 발랜타인데이 날 쵸코렛을 받지 못해 서운한 마음을 털어버리고,
화이트데이 날 두근거리며 사탕을 준비하는 어린애 같은 마음에서 행복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박한 마음으로 작은 일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행복이 오는 것이 아닐까요?

큰 나무는 아직 봄을 멀리하고 있는데, 버드나무 가지 끝에는 물이 오르고, 작고 여린 풀꽃이 꽃을 피우기 위해 새싹을 돋고 있습니다.
피부에 와 닿은 햇살의 느낌이 어제와 다릅니다.
누가 뭐래도 이제는 봄입니다.



(글 그림 박영오) * 글은 오래 전에 써두었던 것을 다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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