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절골-박영오 작(2018년 겨울)
목련나무 꽃눈이 몰라보게 도톰해졌습니다.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봄이 오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도 신기해합니다.
이런 자연현상의 원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미 알고 있었던 당연한 사실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목련 꽃눈은 자신 안에 내재된 생체리듬대로, DNA에 정해진 대로 그저 저절로 그리할 뿐인데, 60초반의 초로의 나이에 꽃눈을 바라보고 또 보며 어린아이처럼 신기해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24절기 중에서 입춘(立春 2019. 2. 4) 날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아직 겨울이 많이 남았는데도, 봄이 아직 멀리 있음직 한데도 굳이 입춘 날을 당겨서 정해두는 것은, “이제부터 봄이라고, 봄이 멀지 않았으니까 우리 같이 힘을 내자”라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래 전 겨울의 고통이 절실하던 그 시절에, 우리 조상들은 입춘을 이제부터는 봄임을 알려주고, 봄이 멀리 있지 않음을 알려주는 희망의 메시지일거라고 생각했을 테지요.
입춘 날, 어느새 도톰해진 목련 꽃눈을 바라보며 어린 노인이 감상에 젖어봅니다.
(글 그림 박영오 2019.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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