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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득골 숲속 작은 서점 이야기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2. 1. 22.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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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무렵에 숲 속 서점에 도착해서 오후 햇살의 그림자가 점점 길어지고, 저녁 어둠이 서서히 드리울 때 즈음에서야 오래 머물렀던 숲 속 서점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원주 흥업면 한적한 시골 숲 기슭에 있는 '터득골 북샵'에 다녀왔습니다. 

전국에 한파주의보가 내리고 서울 경기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겹치는 날, 따듯한 차 한잔과 아늑한 공간에서의 여유있는 시간,  그런 궁합이 맞을 여행지가 어디 없을까?

오래전 TV 교양 프로그램에서 봤던 숲속 책방 '터득골 북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서점 주소지와 가는 길을 인터넷 검색으로 어렵지 않게 찾아서, 우리 부부는 옷을 두텁게 껴입고 길을 나섰습니다.

올해 1월로 30만km 넘긴 디젤 소형차가 추운 겨울철이면 시동을 걸 때마다 긴장하게 만듭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시동을 걸고, "출발합니다." 차와 동승자에게 알리고 길을 나섰습니다.

 

터득골 북샵은 그다지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고 딱 알맞습니다.

서점 곳곳에 주인의 따듯한 체온과 소박하지만 깊이 있는 감성이 배어 있는 듯합니다.

내부 장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궁상맞지는 않습니다.

더하면 넘치거나 복잡할 것 같고 빼며는 뭔가 부족할 것 같습니다.

진열된 책도 그렇습니다. 

판매 도서는 한적한 숲속 책방을 찾는 손님과 서점 주인장의 안목이 교집합하고, 지적인 무언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따듯한 커피와 여기서 직접 구운 빵, 두 서너권의 책을 구입해서 가장 안쪽 오후 햇살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길게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 오랫동안 머물렀습니다.

도란도란 때로는 침묵하면서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긴 시간을, 아마 커피가 리필 될 수 있었다면 몇 잔이고 더 마셨을 만큼 머물렀습니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어느 계절이 좋을까?

봄은 연두색 숲과 진달래가 허드러지게 핀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데크에 앉아있어도 좋을 것 같고, 여름은 시원한 숲 속 그늘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질 수 있을 듯하고, 가을은 당연히 다른 수식어가 필요가 없을 듯하고.....

그래, 이번에는 겨울에 왔으니 다음에는 겨울 이외 아무때나 생각날 때 다시 오자.

 

 

2022년 1월 하순으로 접어든 날,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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