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그때 중학교 1학년 신입생들이 오늘(2022.2.9) 고3 졸업식을 했습니다.
마지막 수업을 인터넷 원격 화상수업으로 마쳤습니다.
중학교 2학년 2반 24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씩 부르며 끝을 맺었습니다.
무사히 마쳤다는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짙게 밀려왔습니다.
사실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는데, 왜 이렇게 깊은 아쉬움과 외로움이 밀려올까요.
아마 내 인생의 마지막 수업이라서 그럴 테지요..
2017년 2월에 정년을 2년 반을 남겨두고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그때 졸업을 앞둔 중3 수업을 마지막으로 하고, 수업이 끝날 무렵에 학생들이 ‘걱정 말아요 그대’라는 노래를 합창해주었습니다.
그 노래를 들으며 체면 없이 눈물을 많이 흘렸습니다.
지금도 그 노래를 들으면 그때 생각이 많이 납니다.
그런데 그게 마지막 수업이 아니더군요.
퇴직 후에 여러 사정으로 도와달라는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시간 계약제(기간제) 교사를 몇 차례 더 했습니다.
우연하게도 2017년 퇴직한 학교에서, 작년 한 해 다시 기간제 교사로 1년을 더 근무하고 올해 2월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때 중1 신입생들이 오늘 고3 졸업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음속으로 앞으로는 더 이상 기간제 교사를 하지 말아야지, 미안하지만 정중하게 거절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내 자신이 생각해도 퇴직 후 충분히 근무했습니다.
기간제 교사를 하면서 검소하게 생활하며 적은 돈이지만 아껴서 모아둔 돈으로, 코로나 잠잠해지면 그게 해외이든 국내이든 어디든 아내와 한 달 살이를 시작해볼 생각입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 수업이라는 생각이 깊게 들었습니다.
교사로 근무하면서 학생들하고 수업할 때, 교실에서 학생들과 같이 있을 때 가장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다시는 그런 기회는 오지 않겠지 생각하니까 깊은 아쉬움이 밀려오고 많은 여운이 남습니다.
마지막 수업을 교실에서 학생들 얼굴이라도 보며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지난 일년동안 학생들과 참 즐겁게 수업하고 보람있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후배 동료 교사들과 학교 책임자분들이 저를 늘 배려해주고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덕분에 행복한 1년을 보냈습니다.
학생들에게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내 인생에서 중요한 날이,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이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고맙습니다.
2022년 2월 9일 박영오 글 사진(2016 사진)
두려워하지 말고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0) | 2022.02.18 |
---|---|
이런 사소한 것도 행복일까요? (0) | 2022.02.16 |
잠 못드는 밤에.... (0) | 2022.02.05 |
입춘대길 하세요 (0) | 2022.02.04 |
싱어게인 2에서, 33호 가수 '제발' (0) | 2022.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