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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말고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2. 2. 1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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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전 무렵의 우리 아이들이 모습입니다.

 

 

 

삶에는 여러 문이 있고 그 문 안에는 또 여러 단계의 계단이 있는 듯하다.
나이가 들었다고, 살아온 그 세월만큼 다양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그 문을 다 열어보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인생은 늘 진행형이고 열어보지 못한 문은 아직 너무나 많이 남아있다.
그게 독서와 생각과 명상을 통한 정신적 깨달음이거나, 노동과 여행 등으로 몸을 움직여 체득하는 것 등으로 여전히 알아가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이 남아있다.
그래서 그게 인생이다.
우리 집 강아지 삼월이를 키워 보고 나서야 애견인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던 것처럼.
그래서 건강하게 오래 살아서 버티며 인생 여행을 가야 하는 거다.
비록 초라한(?) 삶이라도 스스로 선택한 인생여행이라 생각해보자.

지금 힘들어도 지나가면 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 잡아가기에 두려워하지 말고 천천히 인생 여행길을 걸어가 보자.
여행을 하다 보면 눈비가 올 때도 있고 꽃피는 화창한 봄날도 있는 것.
힘든 일이면 해쳐나가며 그 속에서 교훈을 얻고, 좋은 일이라면 감사하고 겸손하게 누리며 걸어가자.
이왕이면 아직 경험하지 못한, 마음속으로 꿈꾸고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나의 화첩기행, 그림일기를 책으로 소량 출판해서 가족에게, 그 책을 선물하면 진심으로 좋아할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유럽, 지방의 어느 작은 도시에서 한 달 살아보기.
작은 암자에서 휴대폰과 인터넷 없이 오직 책과 그림도구만 가지고 한 달 살아보기.
수준 높은 오케스트라 공연 보기.
일출과 저녁노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섬에서 지내보기.
잉카제국 유적 여행해보기.
터키, 요르단 이란 등 중동지역의 로마시대 유적 찾아보기.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 유적 여행해보기.
아프리카 여행해보기.
사막에서 1박 해보기.
노르웨이 여행하며 오로나 보기.
몇 달 몇 년이 걸려서라도 화첩 챙겨서 경기도 서해안 가장 북쪽 어느 마을에서 출발하여 해안길을 따라 내려와 남해안을 거쳐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도보 여행하며 화첩기행 해보기 등등....
어릴 때나 지금이나 적당히 가난하고 소박한 경제 능력이기에, 검소하게 생활하며 적은 돈 저축해서 꿈꿔왔던 버킷 리스트를 하나하나 챙겨서 실행으로 옮겨 보고 싶다.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며, 삶을 위한 노동을 두려워하지 않고, 공허한 뇌를 명상과 독서로 채워 정신적으로 넉넉한 그런 삶을, 다리 아픈 아내 손을 잡고 나와 가족과 이웃을 천천히 챙기며 남아있는 인생 여행을 그렇게 해보고 싶다.
지금 오두막 화실도 몇 년 전에는 간절히 소망했지만 이루지 못한, 나의 버킷 리스트 중에 하나였다.

 

 

2022년 1월 중순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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