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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눈물이 나지?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2. 5. 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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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눈물이 나지?

 

오늘은 나 자신에게 스스로 칭찬하고 위로해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눈물이 납니다.

많은 재산을 가진 것도 아니고 높은 지위에 올랐던 것도, 남들처럼 성공한 삶도 아니고, 늘 도덕적으로 살아왔던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훌륭한 인품으로 덕망 받는 그런 사람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소박하게 나에게 주어진 삶을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 하나뿐입니다..

특별히 훌륭한 삶의 궤적은 아니지만 크게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고 나 스스로를 다독이며 열심히 살아왔을 뿐입니다.

그리고 나 혼자의 힘과 노력으로 이 소박한 삶을 살아오고 유지하는 것은 더욱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작은 풀꽃 한 송이도 온 우주가 도와주지 않으면 피울 수 없는데, 하물며 사람의 삶이 수많은 도움 없이 어찌 홀로서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이 소박한 삶을 지탱하게 해 준 나의 부모님과 가족과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과 온 우주의 도움에 고개 숙여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러고 나서 오늘만큼은 나 스스로에게 위로와 칭찬해주려고 합니다.

뭐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괜히 그냥, 그냥 말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꽃이 폈습니다.

그런데 자꾸 눈물이 나고 미안해집니다.

나 자신에게 미안해지고 아내와 아들딸에게 미안해집니다.

 

오두막 마당에 가꾸고 있는 꽃들이 피고 있습니다.

꽃들은 생존을 위해 당연한 일들이지만, 기특하고 고맙습니다.

꽃에게 말합니다.

너는 너 자체로 훌륭하다고, 수고했다고, 고맙다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나에게 말합니다.

너도 긴 겨울을 이겨내고 이 봄에 꽃을 피우는 저 꽃처럼 훌륭하다고, 누가 뭐래도 스스로 위로하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말해줍니다.

그래 왔듯이 인간의 품격을 늘 염두에 두고 나와 가족과 이웃, 나아가 자연을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가려고 합니다.

당연히 지금처럼 생존을 위해 욕심부리고 시기 질투하기도 하며 치열한 경쟁적 삶을 피해 갈 수 없지만, 인간의 품격과 보편적 가치를 생각하는 그 방향 감각을 잃지 않고 천천히 나아가겠습니다.

내 나름 인생의 지도를 가지고 방향감각을 잃지 않는다면, 느리더라도 그쪽으로 가고 있고 꾸준히 가다 보면 관성의 법칙으로 그 방향으로 나아가겠지요.

더러 살아온 인생지도를 돌아보며, 반성하며 나아갈 길을 다시 살펴보며 방향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부끄럽지만 나 스스로를 다독이며, 그 마음을 새롭게 다지며 살아가자고 마음먹습니다.

당연한 이야기를 심각하게 말했습니다..

 

꽃이 핍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또한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나도 꽃도 당신도 말입니다.

 

 

(2022년 5월 9일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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