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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일인 줄 알았습니다.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4. 7. 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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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일이 아니고 감사하고 다행한 일입니다
집을 나설 때 누군가 '잘 다녀오세요' 그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말을 듣고 나설 수 있다면 그건 행복이고 다행한 일이지요.
이른 아침 청량산 화첩여행을 나서는 데, 아내가 잘 다녀오라고 배웅을 해주더군요.
일상적인 일이라, 별다른 생각 없이 운전하며 청량산을 향하다가, 문득 참 감사한 일인데 당연한 일이라고 여겨 모르고 지냈구나.
긴 침묵과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청량산을 오르며 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지막히 혼잣말을 했습니다.
대상도 주체도 없이, 아내에게 아니라, 내세울 것도 자랑할 것도 아닌, 누구나 갖고 있는 소소한 당연함과 소소한 일상에, 그냥 혼잣말로 숲 속에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했습니다.
아마 집으로 돌아가면 이내 잊고 반복된 일상으로, 그 당연함으로 다시 돌아가겠지만, 그 당연함이 문득 감사해져옵니다.

청량산 맑은 공기 속에서 그림은 대충, 이런 저런 생각에 오래 머물러있다가 어둑어둑 어둠이 밀려올 무렵에 내려왔습니다.

뚜렷한 대상도 누구라는 주체도 없이 그냥 감사하며 산을 내려왔습니다.

 

2024년 7월 초순.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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