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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도 꿈은 꿉니다.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6. 5.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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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하선암 - 박영오 작품 (2013년 여름)


 


늘 꿈만 꾸고 있습니다.

숲이 성처럼 둘러쌓인 산골에 오두막 집을 지어볼까?

아니면 강이나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작은 황톳집을 지어볼까?

여행을 다니다가 경치 좋은 곳을 보면 이곳에 집을 지어서 살아보면 어떨까? 그런 황당한(?) 꿈을 자주 꿔봅니다.

마음속으로 경치 좋은 곳에 지은 집이 아마 수 십 채는 되지 싶습니다.

늘 마음속에 머물고 맙니다.

  
여유가 되면 마당 넓은 집에 한번 살아보고 싶습니다.
눈만 들면 쉽게 숲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집 밖에 나서면 이내 산에 오를 수 있는 곳에 마당 넓은 집을 마련해서 해마다 몇 그루 나무 심고, 꽃 가꾸며 그렇게 살고 싶다는 꿈을 진작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저런 핑게를 대며 미루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 졸업하고 나면 그럴까, 아니면 대학 졸업하고 직장 잡고 내가 정년퇴직 하면 그럴까 차일피일 뒤로 미뤘는데, 막상 퇴직하고 나서도 또 다른 핑게를 대며 미루고 있습니다. 
늘 생각만 하다가 말지요.

다른 일은 용기를 내서 쉽게 쉽게 추진하면서도 유독 시골에 오두막집 마련하는 것은 이러면 좋을까 저러면 좋을까 생각에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우선 마당 넓은 집 대신에 아파트 베란다에 작은 정원을 마련해서 꽃 몇 포기를 가꾸고 있습니다.
덩굴이 베란다 끝까지 길게 뻗은 아이비도, 물학 옆에 자라는 돌단풍도 다들 우리집에 온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작년만 해도 들꽃 여러 포기를 가꾸었는데, 한해살이 식물은 왠지 정이 들지 않아 요즘은 겨울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여러해살이 식물만 가꾸고 있습니다.
작은 정원 속에는 달팽이도 여러 마리 살고 있는데, 습기 많은 날은 슬슬 기어 나와 유리창에 붙어있을 때도 있습니다.
다들 우리집 식구처럼 지내고 있는 정든 친구들이지요.

이 아이들을 이사해서 마음 놓고 가꿀수 있는 시골 오두막집을 다시 꿈꾸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뒤로 미룰 나이도 아닌데......

오두막을 짓게 되는 소박한 꿈을 시작하는 날 소식 전하겠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꿈은 꾸고 삽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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