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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 참 어렵습니다.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17. 6. 7.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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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사진 찍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던데요. 사진 찍는 기술이 아주 좋습니다.”
어느 선생님께 그동안 학교에서 찍은 사진을 파일로 담아 드렸더니 과분한 칭찬의 말씀을 해 주더군요.
인사치레의 말에 기분이 들떠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사물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눈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했는데, 이내 후회가 됩니다.
“별말씀을, 고맙습니다.” 이 말 한 마디면 충분했을 텐데.......

공치사 인사치레에 으쓱거리는 나를 보고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했겠습니까?

사진은 어떻게 찍느냐 하는 기술적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사진 찍는 대상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안목이 먼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 사진 찍는 것에 흥미를 가졌을 땐, 고정된 자연과 사물을 기계의 눈으로 바라보고 표현할 뿐인데 대상을 바라보는 눈이 뭐 그리 필요할까?
사진은 렌즈 조리개와 셔터 속도의 상관관계에서 나타나는 기술이 가장 큰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 좋은 사진은 카메라를 다루는 테크닉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사물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적 차이는 있지만 아름다운 사진은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에서 얻어지는 것 일 테지요.
따듯한 마음을 가져야 다른 사람이 봐도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듯이 말입니다.
꼭 사진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마음의 눈으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사람 살아가는 모습과 사물이나 자연을, 마음의 눈으로 바라봐야 그 속에 깃든 영혼을 읽을 수 있을 테지요.

숲에 들었더니, 봄꽃은 이미 다 졌고 여름 들꽃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엉겅퀴는 가시로 중무장을 해 짐짓 무서운 표정을 짓고 그 곁에는 다소곳하게 나리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온몸에 가시를 단 엉겅퀴나, 부끄러운 듯 고개를 다소곳하게 숙인 나리나 아름답기는 마찬가집니다.
들꽃이 아름다워 욕심껏 찍어왔는데 집에서 보니 마음에 드는 것이 없습니다.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이 부족한 것일까요?
아니면 만족해하지 못하는 마음의 욕심 때문일까요?
‘마음의 눈’ 참 어렵습니다.




(글 사진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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