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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는 가야할 길을 가르쳐 주면서 나는 길을 잃고 있습니다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17. 6. 2.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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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 중에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공부를 게임 하듯이 해보라고, 이왕 해야하는 공부라면 즐겁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말해줍니다.
시험 점수를 몇 점 받느냐, 몇 등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공부에 최선을 다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몇 등이냐 시험점수 얼마냐는 그 다음의 일이고 지금의 일이 아니라고, 결과에 집착해 미리 걱정하고 겁내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알려주었습니다.

학생들이 즐겨하는 컴퓨터 게임을 할 때, 미리 질 것을 걱정하고 몇 점 받을까 걱정하지 않듯이, 공부 또한 그렇게 한다면 어려운 게임을 풀어가듯이 연구하고 몰입해서 그렇게 한다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아이들에게 그렇게 말해주며, 이 아이들이 내 말을 알아들었을까? 의심됩니다.

살아보니 이해하고 아는 것은 대부분 그 때가 지나고 나서이더군요. 

그리고 그런 충고를 해주는 나를 돌아보며 "그러면 너는?" 하고 자신에게 반문해 봅니다.

퇴직 후 기간제 교사로 잠시 돌아와 학생들과 마주하고 적은 업무를 보며, 학생을 지도하고 가르치는 일을, 별로 힘들지 않는 일을 힘들어하는 나를 돌아봅니다.
피해갈 수 없는 일이라면 나에게 주어진 길이라면 즐겁게 받아들인다는, 내 평소 신념대로 행(行)한다면 나도 즐겁고 학생들도 기쁘겠지요.
삶의 진리는 항상 간단명료합니다.
어렵고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터득하지 못하고 터득하더라도 행(行)하지 않아서이지요.
남들에게는 가야할 길을 가르쳐 주면서 정작 나는 길을 잃고 있습니다.
다시 나를 돌아보며, 천천히 꾸준히 가라고 그리고 이왕이면 즐겁게 가라고 나 자신에게 말해줍니다.
6월 초하룻날에.......



(글 사진 박영오)

사진설명 : 2017년 Y중학교 체육대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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