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자주 드는 생각이지만, 정말로 소중한 것은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더군요.
내가 그 속에 있거나 내가 그것을 가지고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고 지냅니다.
1978년 1월 20일에 군에 입대를 했는데, 입대하기 전에 며칠을 지구의 마지막 날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흥청거리며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습니다.
어머니와 가족들과 그 시간을 보냈어야 하는데.......
입대하기 전날, 입영열차를 타야하는 안동기차역 부근에 어머니 혼자 허름한 여관에 주무시게 하고 나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입영전날을 보냈습니다.
밤새워 기다리다가 아침녘에야 들어온 아들을 위해 따뜻한 밥이라도 한 그릇 먹여 보내려고 아침 일찍부터 종종걸음 치시던 어머니를 뒤로 한 채 논산훈련소로 향하는 입영열차에 올랐습니다.
기차가 익숙한 고향 풍경을 벗어나고 나서야 혼자 망연히 서있을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기차는 이미 멀리 와있는데.......
허름한 낯선 여관에서 밤새워 아들을 기다렸을 어머니의 마음을, 그 때의 내 나이를 지난 자식을 둔 아비가 되고 나서야 알 것 같습니다.
군대에서 훈련이 힘들 때마다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어머니였습니다.
그때 간절한 바람은 어머니 곁에서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이제는 이 이야기마저 들어주실 어머니가 곁에 계시지 않습니다.
어머니, 예순 줄에 들어선 막내아들이 어머니를 간절하게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글 사진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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