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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을 깎으며 욕심도 함께 잘라냅니다.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17. 6. 18.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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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이 욕심을 손톱 자라는 것으로 비유하더군요.
욕심이 손톱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음속에 조금 조금씩 자란다고 합니다.
그래서 손톱을 깎을 때마다 마음속에 자라난 욕심을 잘라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나도 그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부터 손톱을 바라볼 때마다 이것이 마음의 욕심이거니 여기고 손톱 밑에 때가 끼면 욕심에 때까지 끼었네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손톱이 길어지면 마음속에 감춰둔 욕심을 들킨 사람처럼 부끄러워집니다.
잘라내면 자라고 잘라내면 자라는 손톱이 사람 욕심과 꼭 닮아있습니다.

손가락이 열 개나 있듯이 나의 허망한 욕심도 가지가지입니다.
엄지에 자란 욕심은 돈 욕심이고, 검지에 자란 욕심은 명예욕이고, 중지에 자란 욕심은.......
그래 그렇게 생각해보니 열손가락을 가지고도 모자랍니다.

이제는 손톱을 깎을 때마다 내 마음에 욕심이 이 만큼 자랐구나 하는 생각으로 욕심을 깎습니다.
엄지손톱을 깎으며 로또라도 당첨 되어야 만족할 돈 욕심을 잘라낸다 생각하고, 검지손톱을 깎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이라도 받아야 성에 찰 그림에 대한 명예욕을 깎는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손등을 쭉 펴고 손가락 끝을 내려다봅니다.
손톱을 깍은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듯한데 벌써 깎아야할 만큼 자라있습니다.
욕심도 그만큼 자라있겠지요.

수행자도 아닌 보통 사람이 적은 욕심도 없이 무슨 재미로 살겠습니까.
적은 욕심이야 다들 가지고 사는 것이고, 그래도 내 분수에 넘치는 허망한 욕심을 가려내어 손톱을 깎을 때마다 잘라내야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손톱을 깎을 때마다 부지런히 욕심을 줄여봐도, 전망 좋은 곳에 그림 작업실 하나 가지고 싶고, 그곳에서 그린 작품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큰상을 받고 싶어 하는 이 욕심을 어떻게 해야 하나.......



(글 사진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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