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 청량사 여름풍경 - 박영오 작품 (2013. 여름)
장마는 장마인가 봅니다.
어제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비가 내립니다.
오랫동안 다들 기다리던 비라서 그런지 오히려 반갑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 나가 비내리는 모습을 멀거니 바라봅니다.
비내리는 모습도 좋고 그 소리도 좋습니다.
아예 우산을 쓰고 비 마중을 나갔습니다.
낙동강변을 우산을 쓰고 천천히 걸었습니다.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비소리가, 축축히 젖어오는 운동화가 그리 싫지 않습니다.
낙동강변 산책길에 이제 갓 피기 시작한 첫물 연꽃을 바라봅니다.
연(蓮)이 자라는 연못에서, 비 오는 날에는 연꽃보다도 연잎에 비 떨어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더 즐겁습니다.
연잎 위에 작은 빗방울이 진주처럼 흩어지며 이내 하나로 합치고 다시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남김없이 비우고, 다시 새로이 빗방울을 모웁니다.
우산을 쓰고 연잎에 비 떨어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생성과 소멸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 방울, 한 방울 은구슬처럼 굴러다니며 홀로는 외로워 하나에 하나를 더해 결국에는 더 큰 하나로 모입니다.
커진 무게를 이기지 못한 연잎이 물방울을 비우고, 다시 빗방울 모웁니다.
비 오는 내내 연잎 위에는 빗물의 생성과 소멸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연잎에 비 떨어지는 소리는 차라리 하나의 음악입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연잎과 연꽃에 빗물 떨어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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