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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하나에 걱정 하나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17. 7. 31.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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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은 비워야 합니다.
책상서랍을 열어보면 어느 때 넣어두었는지, 언제 쓸지도 모르는 잡동사니가 잔득 들어있습니다.
보관할 때 마음이야 곧 쓰겠지 싶었겠지요.
불필요한 필기도구, 누군지 알 수 없는 전화번호 메모, 오래된 컴퓨터 디스켓, 그림엽서 등등.......
그리고 애타게 찾던 물건도 역시 책상서랍 속에 숨어있습니다.

이것 저것 쓸모없는 물건이 한가득입니다.
책상서랍을 완전히 뒤집어 놓고 새로 담습니다.
몇 가지 물건은 미련이 남아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며 주저하다가 또 짐이 되지 싶어 버립니다.
그래도 작은 추억이라도 담긴 것은 차마 버리지 못하고 간직합니다.
가진 것 하나에 걱정 한가지라는 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람 마음도 그러하지 싶습니다.
살아가면서 마음 속 서랍 속에 이것 저것 불필요한 것을 쌓아두고 사는 것이 아닐까요?
훌훌 털어버리고 잊어버리면 더 좋은 것을, 가슴 속에 담아두어 마음의 무게를 더하는 것은 아닐까요?

마음의 서랍을 열어 그동안 서운했던 일, 부끄러웠던 일, 지나치게 욕심 부렸던 일 등을 찾아내어 책상서랍을 털어버리 듯 그렇게 마음 속에 찌꺼기를 훌훌 털어버립니다.
나무는 겨울이 오기 전에 꼭 필요한 것만 남겨두고, 모든 것을 다버리고 겨울을 맞이합니다.
오늘은 나도 그렇게 마음을 비워두려고 합니다.
계절이 바뀌면 나무나 비워둔 마음이나 제 알아서 다시 싹을 틔우고 마음을 채우겠지요.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버리지 못하고 꼭꼭 담아두고 싶은 것 하나는 있습니다.
사랑입니다.

(글 사진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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