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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다가오는 계절입니다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8. 2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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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그림, 영덕 옥계계곡 침수정 - 박영오 작(2017. 여름의 끝자락)




어제 새봄인 듯 했는데 이제부터 가을이라는 입추(立秋)는 벌써 지났고 오늘은 더위가 마지막으로 머문다는 처서(處暑)입니다.

옛 조상들이 어련히 알아서 절기를 잡았겠지만 신기하게도 입추(立秋)와 처서(處暑)를 지나고서부터 날씨가 확연하게 달라졌습니다.

한낮은 물론이고 밤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게 하던 무더위가 슬며시 사라졌습니다.

언제 더웠느냐 하듯이 밤이 되면 시원함이 밀려옵니다.

인간은 가죽이 얇아 간사하다고 하더니 그 말이 딱 맞습니다.



한창 더울 때는 이 '지겨운 여름이 언제 지나갈까, 가기는 가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는데 한 줄기 시원한 바람과 입추와 처서라는 단어 하나에 더위가 슬며시 꼬리를 내리는 것 같습니다.

오면 가는 것이 계절이고, 피면 지는 것이 꽃이고 자연의 순리인지 알고 있지만 막상 떠난다고 하니 오히려 여름의 끝자락을 잡고 아쉬워합니다.

계절은 굳이 오라오라 하지않아도 오고, 가라가라 하지않아도 갑니다.

철따라 오고가는 것이 계절인 것을, 언제나 갈까 안달하고 또 가는 것이 아쉬워 복달했습니다.

철모르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한 여름의 더위 덕분에 가을이 익어가는 것을, 겨울이 있어야 봄이 돋보이고 여름이 있어야 가을이 다시 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계절처럼 희로애락이 반복돼 다가오고 사라지는 우리네 인생도 그러하겠지요.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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