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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나도 몰라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8. 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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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괘릉 무인상 - 박영오 작 (2016. 가을)



내가 생각해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습니다.
운전대만 잡으면 왜 그렇게 마음이 좁아지고 조급해지는지.......
운전을 하면서도 “내가 지금 왜 이러지?” 스스로 의아해 하기도 합니다.
별일 아닌 것을 가지고 눈 홀기며 경음기 울리고........
조금 더 여유 있는 마음으로 조금만 더 늦게 가면 안전하고 마음도 편할 텐데....... 내가 생각해도 참 한심합니다.
운전을 끝내고 주차하면서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운전대만 잡으면 두 얼굴의 사나이처럼 나 안에 숨어있던 거친 본성이 들어납니다.
잠재의식 속에 숨어있던 나쁜 마음이 ‘운전’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표출되는 건가 봅니다.

산에 들거나 들꽃 앞에 섰을 때는 성인군자처럼, 모든 것이 다 이해되고 순수해지는데 그렇게 여유롭던 그 마음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연을 대하는 마음과 기계를 만지는 마음이 각각 달라서 그럴까요?
생명체를 대하는 마음과 무생물을 다루는 마음의 차이일까요?
자연 속에서 꽃을 대할 때 내 마음이 진짜 마음인지, 운전할 때 마음이 본래 마음인지 분별이 안 됩니다.
운전을 하며, 신경 거슬리게 하는 얌체 차량을 숲 속의 나무이거니 아니면 들꽃이거니 그렇게 여겨야지 하면서도, 위험하고 매너 없게 운전하는 얌체 차량을 만나게 되면 저절로 마음이 좁아집니다.
자주 숲에 들어 선한 마음을 키우면 운전할 때 일어나는 좁은 마음이 치유될까요?
다음에 운전할 때 나를 객관적 대상체로 하여 내 마음을 다시 한 번 가만히 들여다봐야겠습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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