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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성큼성큼 어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계절입니다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9. 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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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름은 지나가고 있는데 매미는 여전히 울고 있습니다.
여름과 함께 자신의 생을 마감하기에 더욱 슬피 울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둠이 내리면 '이제는 가을입니다.' 하듯이 귀뚜라미가 소리 높여웁니다.
낮에는 아직은 여름이라고 매미가 소리치고 밤에는 이제는 가을이라 귀뚜라미가 목소리 높여웁니다.
낮과 밤을 곤충의 울음 소리로 계절을 나누고 있습니다.
여름은 한뼘씩 아쉬움을 담아 물러가고 가을은 어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는데, 마음으로만 그치고 있어 아쉽습니다.
낯선 섬에 들어가서 지치도록 걷고 싶었고, 오직 자연의 소리만 들리는 깊은 산속 작은 암자에 들어가 새벽 예불드리거나 밤하늘에 가득한 별을 보고 풀벌레 소리들으며 며칠을 지내고 싶었습니다.
이 중에 무엇 하나 이룬 것이 없는데 여름이 슬그머니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런 아쉬움을 조금이나 달래려고 아침 일찍 배낭에 그림도구와 화첩을 챙겨서 주왕산을 다녀왔습니다.
주왕산으로 가는 길에는 쑥부쟁이, 마타리, 싸리꽃...... 가을꽃이 드문드문 피어있었습니다.

여름의 끝에 주왕산 자락을 지치도록 걷다가 하산 길에 용추폭포를 급히 화폭에 담았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이 당연한데 아쉬워합니다.
그럴 나이 그럴 계절인가 봅니다.
돌아보니 이미 여름은 계곡에서 물놀이 하며 장난치는 아이들 사진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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