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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과 소멸 그리고 만남과 헤어짐의 수레바퀴 속에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12. 7.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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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행곡리 소나무 - 박영오 작 (2016년. 120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떠남과 되돌아옴을 반복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겨울 뒤에는 봄이 오고 다시 여름, 가을이 예견되어 있듯이 떠남 속에는 되돌아옴이, 만남은 떠남이 이미 전제되어 있습니다.
모든 존재는 끊임없는 소멸과 생성, 헤어짐과 만남의 수레바퀴 속에서 떠남은 되돌아옴을 의미하며 되돌아옴은 또 다른 떠남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삶도 떠남과 되돌아옴, 소멸과 생성이 반복되는 우주 수레바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겠지요.
시계 속의 시침과 분침이 서로 만남과 헤어짐을, 떠남과 되돌아옴을 반복하듯이 말입니다.
단지 인간의 일은 시계 바늘처럼 일정한 규칙이나 시간이 정해지지 않았을 뿐이겠지요.
인간의 만남이 우주 법칙 속에서 만남과 헤어짐 또 다음 만남을 예견할 수 있지만 정해지지 않은 시간이라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다음 만남이 몇 겁의 시간이 될지 알 수 없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해지지 않은 그 긴 시간의 연속선상에서 지금 만남이 언제 다시 이어질지 알 수 없기에, 노랫말처럼 지금 우리 만남은 우연히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그래서 이 순간의 모든 만남이 더욱 소중하고 지금 이 시간을 아쉬워합니다.

오늘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겠습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조차도 말입니다.
연극 무대에서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해진 각본에 따라 등장하고 물러갑니다.
지금 현존하고 있는 우리는 각본을 모른 채 연극 무대에 선 배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우주 현상과 인간에게 일어나는 모든 현상의 연출자는 당연히 이 우주의 생성과 소멸,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다시 돌아옴을 주관하는 우주의 절대 원리가 아닐까요?
그 원리를 아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 니체가 말한 '초인'이 아닐까요?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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