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나이가 든다는 것은..... (화첩기행)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8. 1. 29. 09:26

본문





상주 장각폭포 설경 - 박영오 작 (2018년 1월)




나이가 든다는 것은 지혜로워진다는 것과 동의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나이가 한 살씩 늘어날수록 이 세상을 좀 더 이성적인 눈으로, 조금 더 합리적인 눈으로 바라보며 우주의 이치를 깨달아 가야하지 않을까요?
자연을 포함한 이 세상의 이치를 말입니다.
내 스스로 많이 부족하지만 생각은 늘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성적이고 지혜롭고 더 관대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자주 말해 줍니다.

철학자도 아니고 성직자도 아닌 우리 같은 사람이, 평범한 소시민이 그 어려운 우주의 이치를 어찌 깨닫겠습니까.
느리더라도 그저 세상의 작은 한 부분이라도 이해하고 진정으로 알아가자는 그런 생각이지요.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이해하는, 깨달음은 여러 경험을 겪은, 나이가 들어서야 가능하더군요.
그런데 잘못 늙으면 자기 스스로의 고집, 아집(我執)에 빠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며칠 전에 나보다 몇 년 앞서 정년퇴직한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말씀을 나누다 보니, 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제한적이고 특히 정치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객관적 시선과 지금까지의 역사적 배경에는 전혀 관심이나 생각이 없고 오직 자신의 주장만 남아있더군요.
여전히 지역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좌우 편 가르기에 젖어있더군요.
대학교육을 받고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적 수준을 갖춘 분인데.......

그러고 보면 나이가 든다고 해서 다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닌가봅니다.
나이가 들수록 과거로 회귀하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인가 봅니다.
추억이야 당연한 것인데, 후손에게 물려줄 국가마저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되겠지요.
저는 어떤 사회적 정치적 판단을 내릴 때, 가능하다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나의 손자들이 행복한 세상, 자랑스러운 국가에 살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그런 세상 만들기에 더 큰 가치를 두려고 합니다.

이 세상을 보편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노력, 가끔씩 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명상, 독서를 통한 객관적 사고 등 부단한 수양과 자기노력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현재를 인식하고, 현재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미래적 가치를 추구하려는 마음을 지녀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는 그런 노력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말만 그럴싸하게 늘어놓고 있습니다.
나만의 시각과 나만의 틀 속에서 이 세상을 바라보며 아집과 욕심에 빠져 자기 말만 반복하는 그런 노인은 되지 말아야하는데.......
내가 그러고 있는 것은 아닌 가 내 자신을 돌아봅니다.


(글 그림 박영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