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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미안해집니다

그림 일기

by 더불어 숲 2021. 2. 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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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때 왜 그랬을까? 미안해지는 마음이 밀려옵니다.

20여 년 전,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 2, 3학년 무렵 이른 봄에 설악산 백담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때는 마을버스를 타고 내려서 다시 3Km 정도를 걸어서 갔습니다.

꽁꽁 언몸으로 백담사에 도착했는데 매점에서 따끈한 컵라면을 팔더군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비싸더군요.

컵라면 2개를 사서 2명이 1개씩 나눠 먹었습니다.

그 작은 것을, 점심 무렵이고 10리 길을 걸어갔는데......

부족해서 아쉬운 눈길로 바라보던 아이들 모습이 갑자기 아른거립니다.

그 돈 아껴서 집을 사고 땅을 산 것도 아닌데.......

겨우 컵라면인데 그땐 왜 그렇게 모자란 아빠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남들에게는 넉넉한 마음을 쓰면서도 나 자신과 가족에게는 자주 인색한 내가 바보처럼 보입니다.

 

늘 바보 같습니다.

이러면서 삽니다.

 

 

(2021. 2. 박영오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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