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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의 기록-1

그림 일기

by 더불어 숲 2021. 2. 2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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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화실에서는 늦잠 자기는 어렵다.

동남향 방향의 전면 창이기에 일출과 동시에 햇살이 밀물처럼 밀려든다.

이왕에 달아난 늦잠, 방안 가득 햇살을 영접한다.

사그라진 화목난로에 다시 불을 지핀다.

식은 밥을 데워서 먹을까 아니면 식빵을 구워서 먹을까? 잠시 아침밥을 고민한다.

아내가 신신당부한 냉장고 속 국을 데워서 아침밥을 해결했다.

영하 7도, 제법 춥다.

해야 할 일들이 마당 가득 쌓여있는데 춥다는 핑계로 난로 앞을 떠나지 못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조카가 주고 간 원두커피 갈아서 커피부터 내린다.

인스턴트 봉지 커피만으로도 좋은 데, 커피 내리는 이 과정도 작은 여유와 쉼이다.

햇살이 닿은 곳마다 먼지가 쌓여있다.

부러 시선을 피한다.

난로에 장작 하나 던져 넣는다.

그러고 보니 장작이 많이 줄었다.

일거리 하나 더 늘었다.

설거지는 저녁 먹고 모아서 해야겠다.

우리집 강아지 삼월이가 아침밥을 달라는 듯 창문 밖에서 내 눈을 응시한다.

내 팔자에 무슨 게으름을......

'싱 어게인' 이승윤 정홍일 노래 한 곡 소리 높여 듣고 일하러 마당으로 나서야겠다.

비나 왔으면.......

 

(2021. 2. 어느 날 아침. 박영오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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