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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생명의 탄생은 경이롭습니다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2. 8. 2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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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그랬지만 문득문득 이 순간, 이 시간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여행하고 같이 음식을 나누고 조용히 책을 읽고 생각하고 꽃씨를 뿌리고 뿌린 씨앗이 싹이 틔워 꽃을 피우고.......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때로 힘든 고통의 시간이 지속되기도 하고 어려운 여러 일들이 삶을 힘들게 하기도 해 세상을 향해 욕을 하기도 하고 나 스스로에게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마음의 키가 훌쩍 성장해 있음을 알게 되더군요.

그렇게 보면 삶에서 소중하지 않은 시간은 없을 듯합니다.

 

20193월 마지막 날 3개월 정도 자란 암컷 강아지를 우리 집에 데려와, 삼월 달에 왔다고 이름을 삼월이로 정했습니다.

강아지 이름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며 순둥순둥 하게 자라줬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730일 강아지 다섯 마리를 출산했습니다.

마루 밑에 숨어서 한 마리 한 마리 강아지를 출산하고 어미 입으로 탯줄과 태반을 정리하는 그 모습과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눈물이 날 정도로 진정 경이로웠습니다.

내가 60 중반을 넘긴 나이지만 강아지 출산은 처음 경험하는 일입니다.

삼월이가 우리 집에 오고부터 거의 모든 대화가 삼월이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녀석이 우리 가족에게 많은 기쁨과 위로를 줘왔습니다.

그런데 삼월이가 강아지 출산이란 이런 기쁨을 줄지 몰랐습니다.

강아지를 위해 헌신하는 삼월이를 보며 우리 인간의 삶에서 부모의 역할과 자식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되더군요.

강아지 5남매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갓 태어나 눈을 못 뜨고 있을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아장아장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5남매를 이내 분양을 해야 하는 데, 벌써 이별이 힘들어집니다.

우리 곁에 있는 동안 많이 사랑해주렵니다.

문득 새 생명의 탄생과 성장을 곁에서 지켜보며 이 순간 역시 소중한 시간임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모든 것을 경험했거나 알고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삼월이가 나에게 새로운 경이로운 경험을 안겨줬습니다.

그리고 새로 태어난 강아지 5남매가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기쁨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2022년 8월 하순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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