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꽃을 피웠네요.
그냥 숨어있듯 잡초로 자라다가 가을이 오면, ‘나 여기 있지’ 하듯이 짠하고 나타납니다.
구절초가 그렇고 쑥부쟁이가 그렇습니다.
감국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냥 들에 피는 국화, 들국화들이 다 그렇습니다.
오두막화실 올라오는 길섶에도 오두막 담장 안에도 제초 작업을 용케 피해 감국이, 쑥부쟁이가 ‘나도 꽃이다’ 하며 작은 꽃송이를 가득 피웠습니다.
오두막화실 뜰 안에 자라는 청하 쑥부쟁이, 분홍 구절초도 그렇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지인에게 한 뿌리 얻어와 대수롭지 않게 무심하게 심었는데, 든든하게 뿌리를 내리더니 두 해만에 뜰 안 이곳저곳에 예쁘게 꽃을 피워줬습니다.
이 가을에 들국화 무리가 있어 오두막화실 정원이 화사해졌습니다.
이 꽃마저 지고나면 이내 겨울인데........
오늘은, 겨울 코앞에서 화사한 꽃으로 나를 위로해주는, 계절이 끝나기 전에 기어코 꽃을 피우는 들국화들이 나의 스승입니다.
2022년 11월 2일 박영오 글 사진
늘 조심하거라 (1) | 2022.11.16 |
---|---|
추수할게 없어도 행복합니다. (1) | 2022.11.06 |
겨울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1) | 2022.10.25 |
가을이 깊어갑니다. (3) | 2022.10.09 |
마음속으로 비를 내리려는 데.... (3) | 2022.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