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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조심하거라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2. 11. 1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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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조심하고 밥 잘 챙겨먹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늘 조심해서 다녀라.

한민국 아들딸이라면 다들 지겹게 듣고 자랐을 말들입니다.

결혼해서 각자 가정을 꾸린 서른을 넘긴 아들딸을 만나거나 전화통화 끊을 때마다 부탁하는 말입니다.

내가 듣고 자란 말을, 그 말을 하실 때마다 알았다고, 내가 알아서 한다고건성으로 대답했는데, 그 말을 그대로 아들딸에게 하고 있습니다.

운전 조심하고 밥 잘 챙겨먹고 다녀라, 늘 조심하고.’

매일 듣고 매일 하는 말이지만, 모든 부모는 진심으로 말합니다.

 

엊그제 우리집 어미개 삼월이와 강아지 둘리를 데리고 오두막 둘레를 산책했습니다.

오두막 주변이라 자주 산책 다니는 길인데....... 이제 겨우 3개월 지난 강아지 둘리가 멧돼지 잡는 틀에 발목이 끼여 비명을 지르고..... 정신없이 겨우겨우 구출을 했습니다.

급히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수의사가 말하더군요. 시골이라 이런 경우가 많은데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그러면서 나를 보더니 오히려 내가 많이 다쳤다며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하더군요.

그제야 내 손을 바라보니 양손이 피범벅이고 상처가 꽤 깊게 났더군요.

강아지를 구출하는 동안 멧돼지 틀에 상처를 입은 모양입니다.

강아지 때문에 정신이 없어 상처를 입은지도 아픈지도 몰랐습니다.

외과 병원에 가서 상처를 봉합해서 치료하고 산중 오두막으로 돌아왔습니다.

밤늦은 시간, 어떻게 어떻게 멧돼지 틀을 놓은 분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정중하게 멧돼지 틀을 다 제거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긴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반성해야할 일이 참 많더군요.

늦은 시간, 내가 다친 소식을 엄마에게 들었다고 아들딸이 전화를 했더군요.

괜찮다고 아빠는 이만해서 천만 다행이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삼월이가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고 강아지 둘리도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긴 전화통화를 끝내면서 아들딸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부부간에 잘 지내고, 안전하게 운전하고, 밥 잘 챙겨 먹고 다니고 늘 조심 하거라.”

 

2022년 11월 16일.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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