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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할게 없어도 행복합니다.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2. 11. 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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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누가 나의 오두막화실 정원을 보고 그러더군요.

가을이 됐는데, 제법 넓은 땅에 수확할게 하나도 없네요.’ 합니다.

그 분 눈에는 곡식처럼 추수해서 돈으로 바꿀게 없어서 그런 말을 하는 가 봅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심고 가꾸는 동안 행복했습니다.

꽃이 피어있는 동안에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꽃 씨앗을 갈무리 하면서 내년에 다시 이 행복을 가져다 줄 꽃과 나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고, 그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가끔 오두막화실을 찾아준 지인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그 모습에 덩달아 함께 행복해 했던 그 시간으로도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 수확할게 딱 하나 있습니다.

오두막화실 첫 나무로 심은 감나무가 올해 처음으로 20여개 감을 열었습니다.

감꽃이 피고 손가락마디만한 열매를 맺고, 여름의 태양을 품어 점점 익어갈 무렵부터 숨죽여 바라봤습니다.

이 가을에 무사히 튼실한 다홍색으로 익은 감을 대견한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수확하지 않고 마치 꽃처럼 그냥 바라보렵니다.

서리 내리고 까치밥이 되거나, 눈이 내릴 때까지 그냥 남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확해서 홍시로 먹는 것보다 이렇게 바라보고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2022116.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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