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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송리 고산정 겨울 풍경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23. 1. 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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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는 대부분의 화가가 그렇겠지만, 실경산수화를 주로 하는 나는 직접 현장을 찾아가서 그곳에서 바로 화폭에 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림 소재가 되는 그곳 풍경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머물며 오직 그림 속에 푹 빠져있는 그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배낭 속에 그림도구를 가득 채우고 무겁게 올라가는 힘듦도, 풍경을 마주하고 그림 그리는 그 속에 푹 빠져드는 기쁨을 위해서는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그릴 수 없는 크기의 작품이나, 시간에 쫓길 때는 급하게 스케치 해오거나 현장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옵니다.

그림의 구도는 한 컷의 사진에 불과 하지만 사진으로 담아올 때는 그림으로 남길 한 장면을 위해 그 부근의 풍경을 무수히 많은 컷으로 담아옵니다.

그림으로 담는 것은 단 한 장면이지만 그 주위 풍경을 이해하지 않고는 작품 속에 그날의 풍경이 제대로 담기지 않은 듯해, 내 스스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풍경의 분위기를 모두 담을 수 없을 때는 부근 풍경을 동영상으로 담기도 합니다.

그리고자 하는 단 하나의 그 풍경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다른 풍경이 어우러져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림은 평면의 2차적 공간으로 담기고 남지만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풍경은 3차원적 입체 공간이며 그림을 보고 느끼는 것은 공간을 뛰어넘는 4차원일지도 모르니까요.

 

문득, 풍경도 그러한데 우리네 사람은 그 사람이 현재까지 살아온 삶의 궤적과 인생의 역사를 보고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 우연한 행위의 마주침과 단 하나의 느낌으로 한 사람을 평가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듭니다.

방송과 신문의 기사 한 토막으로 그 사람 전체를 파악하고, 그것도 자신의 매우 주관적이고 온전하지 못한 잣대로,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무수히 난도질 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현재의 단편적 모습 보다는 그 사람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사람의 삶의 궤적을 보면 현재의 그의 참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동에서 청량산 가는 길목에 있는 가송리 고산정 풍경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눈이 많이 내렸을 때 찾아가, 사진으로 무수히 담아와 한 폭의 그림으로 남겼습니다.

한 폭의 그림 속에서 그날의 정경이 모두 되살아납니다.

지극히 나의 개인적 느낌이고 정경이지만, 그날의 매서운 추위와 가득한 눈 스산한 바람소리, 아무도 없는 지극히 고요함 등등이 그림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가송리 고산정 풍경은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드라마 속에 나오는 것으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2023110일 박영오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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