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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배를 채우듯이.....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3. 4. 1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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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신()은 우리의 기도를 천천히 들어주시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꾸준히 문을 두드리고 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간절한 모습을 보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우리의 기도에 대답해 주시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게 무엇이든지 말입니다.

 

며칠 전에 12폭포를 간직한 포항 내연산을 다녀왔습니다.

그 무렵에 마치 며칠 밥을 굶어 허기진 사람처럼 스케치 여행이 너무나 간절했습니다.

한국화 동호회 회원들과 물소리 바람소리 봄의 소리로 가득한 내연산에 들어 배고팠던 그림 허기를 허겁지겁 채웠습니다.

먹과 붓으로 연이어 몇 점을 스케치했습니다.

내연산 풍경을 그릴 동안에는 내 안에 가득했던 여러 가지 욕심과 걱정거리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붓을 놓고 산을 벗어나는 순간 다시 욕심과 걱정거리가 슬며시 스며들겠지만 풍경 앞에서 붓을 들고 있던 그 순간만큼은 행복했습니다.

허기진 마음을 채운 그 행복감이 한동안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보경사 일주문을 벗어나면서 오랫동안 멈춰 합장했습니다.

 

 

20234월 중순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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