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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자격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3. 5. 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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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른 새벽에, 만삭인 딸아이가 아기 출산이 임박해 병원으로 급히 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병원 방문이나 면회가 안되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더군요.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고 무사 출산을 위한 기도 밖에 없었습니다.

이른 아침, 자주 가는 절을 찾아 간절하게 기도를 올렸습니다.

20235512시 정오 무렵에 건강하게 손녀를 출산했다고 출산 당시 사진과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출산직후 모습의 사진과 영상을 보는데, 산모인 우리 딸의 아픔에 같이 아파하고 갓태어난 손녀의 모습에 감격해서 눈물이 핑돌더군요.

그리고 나를 할아버지로 만들어준 딸아이가 그저 고맙고 고맙더군요.

좋은 할아버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문득, 좋은 할아버지가 될 수 있는 자격은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1. 좋은 생각 많이 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한다.

2. 우리 가족을 더 사랑한다.

3. 우리 가족을 사랑하는 만큼 이웃을 배려한다.

4. 책을 많이 읽고 깊은 사색을 한다.

5. 동물 꽃 등 모든 생명체를 아끼고 자연을 사랑한다. 등등

구호와 다짐으로 그치지 말고 실천을 해야 하는데.....

 

딸아이 입원실로 꽃이라도 보내려고 했더니 그것도 안된다고 하더군요.

오두막 화실 마당에 핀 꽃을 급히 사진 찍어 카톡으로 축하꽃다발로 대신 보냈습니다.

때마침 작약이 갓 피기 시작했고 클레마티스 아이리스 민들레 등이 꽃피었습니다.

고생했다고, 그리고 건강하게 출산 해줘서 고맙다고, 나를 할아버지가 되게 해줘서 또한 고맙다고 말해 줬습니다.

고맙다

그리고 또 고맙다

사랑한다.

 

 

2023년 5월 5일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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