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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인가?

한 줄 오두막 편지

by 더불어 숲 2023. 12. 2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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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Jtbc TV '싱어게인3' 노래 경연 프로그램을 관심 있게 시청하고 있습니다.
이제 몇 번의 경연을 거쳐 거의 결승점 가까이 다가와 10명 정도의 가수가 남았습니다.
오디션에 참가한 무명의 가수들의 인터뷰에서, 자기들이 지금까지 심사위원에게 보여주기 위한 노래를 불렀다면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려고 애썼다고 말하더군요.
심사위원들은 노래실력은 충분하니까, 지금부터는 자기하고 싶은 대로 자기만의 노래를 편안하게 부르라고 말해주더군요.
그리고 심사평에 또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노래 부를 때 애써 힘을 넣지 말고 흉내나 기교를 부리지말고 편안하게 툭툭 던지듯이 그렇게 노래를 부르라고, 마음 놓고 자기만의 노래를 불러도 될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고 그렇게 말하더군요.

그런데 그게 말처럼 그리 쉬운일인가 싶습니다.

그래도 그마음 알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나도 한때 미술대전 공모전에 출품하며,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렸던 게 아니라, 일정한 룰이 있는 그 틀에 맞추려고 했고, 내가 이런 실력을 갖춘 준비된 화가임을 증명하려고 애썼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런 힘든 시간을 몇 번을 거쳐, 어렵게 몇 곳의 미술공모전의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이 되었고.... 초대작가 심사위원 작가 작품을 출품할 때는 그 틀에 벗어나 나름 온전히 나의 그림을 그린다고 하고 있는데, 그 의도성을 생각하는 그 자체가 아직 그 틀 속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싱어게인3' 노래 심사평을 들으며, 어쩌면 나의 그림작품의 비평을 듣는 듯해 한참을 생각에 잠겨 내가 하는 그림작업을 돌아봤습니다.
그래, 힘 빼고 흉내나 기교를 부리지 말고 편안하게 내가 하고 싶은 그림을,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욕심 없이 툭툭 그렇게 그려보자.
그런데 그게 말처럼 그리 쉬운가?

 

2023년 12월 25일, 박영오 글 그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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