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 가는 길, 멀고 험하니 이번 추석에는 내려오지 말아라.
연꽃은 꽃잎을 떨군 지 오래됐고, 마른 연잎이 가을바람에 서걱거린다.
다행이다, 가슴 서늘해지는 이 서걱거리는 소리를 혼자 듣지 않아서.
한가위 보름달이 휘영청 밝다.
보름달을 사진으로 담아 아들딸에게 보냈다.
이 달을 홀로 바라보지 않아서, 그리고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다.
추석 이튼 날, 오후 무렵부터 천둥 치고 비가 내린다.
요동치는 파초잎에 비 내리는 소리 요란하다.
참 다행이다, 늦은 밤 추적추적 비 소리를 홀로 듣지 않아서.
다들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 문안 전화가 고맙구나.
다행이다.
참으로 다행이다.
2024년 9월 18일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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