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 크리스마스 선물로 유아동복을 사려고 매장을 찾았더니, 손녀에게 입히면 어울릴 것 같은 예쁜 옷이 가득했습니다.
마음 같아선 예쁜 옷 여러 벌을 구매해서 선물하고 싶었지만, 고만고만한 경제 사정으로 옷 한 벌만 골랐습니다.
옷을 고르며 내년에도 입을 수 있는 품이 넉넉한 크기로 사려고 하다가 손녀에게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손녀의 어미와 손녀의 외삼촌이 자랄 때, 겨울 외투를 사주며 품이 넉넉한 것을 골라서 몇 해를 한 가지 외투만 입고 다녔습니다.
키가 쑥쑥 자라는 초등학교 2, 3학년 무렵인데, 그 무렵 사진을 보면 몇 해 동안 한 가지 겨울 외투만 입고 있습니다.
1997년 사진에도 1999년 겨울 사진에도 그 옷을 입고 있으며, 몇 해를 입어도 품이 넉넉했습니다.
특히 손녀의 어미는 몇년을 입고 나서도 옷이 커서 소매를 걷고 입고 다녔습니다.
요즘 들어 그게 무척 마음에 걸립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는 그 나이에 맞는 옷을 사줬으면 좋았을 텐데...... 후회됩니다.
어미는 그렇게 키웠더라도, 외손녀 옷은 그러고 싶지 않아서 제 키에 맞는 옷을 골랐습니다.
당연한 일을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이러나 싶습니다.
후회하는 만큼 손녀의 어미도 손녀도 많이 사랑해 주고 싶습니다.
2024년 12월 하순. 박영오 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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