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 순간에 지나가는 주산지 풍경을 담으려고 합니다.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17. 4. 24. 06:23

본문






주왕산 ‘주산지’에 다녀왔습니다.
‘주산지’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꼽는다면, 산벚꽃이 피고 물속에 반쯤 잠긴 버드나무에 연두색 속살이 돋는 4월 하순 이 무렵과 단풍이 곱게 드는 10월 하순 무렵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산지’를 감싸고 있는 숲에 산벚꽃, 산복숭아꽃 한창입니다.
꽃도 예쁘지만, 연두색 새순도 꽃만큼 예쁩니다.
새순이 돋는 이 무렵의 연두색 산야는 이제 막 걸음마하는 아기를 바라보는 것처럼 경이롭고 아름답습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냥 넋 놓고 바라보는 일 뿐입니다.

연분홍색 산벚꽃과 연두색 새순이 어우러진 숲이 ‘주산지’ 물속에 잠깁니다.
이 계절이 지나면 이 아름다움도 함께 사라지기에 보고 또 봅니다.
아무리 바라봐도 지겹지 않는 이 무렵의 산야를 품고 있는 ‘주산지’입니다.

저수지 둑에 앉아 ‘주산지’ 풍경을 수묵화로 담아봅니다.
제 아무리 ‘김홍도’ ‘겸재 정선’ 이라 해도 이 풍경을 어찌 그림으로 담아낼 수 있으랴.
그저 자연의 한 귀퉁이를 흉내 낼 뿐인 것을, 나 또한 더욱 못 미친 실력으로 그저 흉내 낼 뿐인 것을.
한 순간에 지나가는 계절이기에 수묵화에 담는 손길도 바쁘고 마음도 바빠 허둥거리기만 합니다.

수묵화를 함께하는, 속마음을 나누는 좋은 분들과 함께 왔지만, 같이 오지 못한 한 사람이 마음에 걸립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 생각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데, 이 아름다운 풍경을 같이 바라보지 못한 그대가 ‘주산지’를 떠날 때까지 마음속에 가시 걸리듯이 남아있습니다.
한 순간에 지나가는 계절이기에,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하지 못한 당신이 ‘주산지’를 뒤로 하고 돌아오는 내려오는 내내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다음에 오면 산벚꽃도 지고, 연두색 새순도 이미 다 젔을텐데.......

(글 사진 박영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