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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길이 마법을 부립니다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17. 4. 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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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 벚꽃이 한창이거나 지고 있습니다.
낙동강 강변길과 안동댐으로 가는 길, 벚나무 가로수가 낙동강을 모두 벚꽃으로 감싸고 있습니다.
벚꽃이 마치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따라 흐르고 있습니다.
꽃처럼 사람들이 무리지어 흐르고 있습니다.


다들 벚꽃처럼 밝게 웃고 있네요.
화사하게 피어있는 벚꽃처럼 다들 그렇게 웃으며 꽃길을 걷고 있습니다.
슬픔도, 노여움도, 걱정도 잠시 내려놓고 다들 즐겁게 웃고 있습니다.
화사한 벚꽃이 희로애락(喜怒哀樂) 중에서 성낼 '로(怒)'와 슬플 '애(哀)'는를 사라지게 하고, 기쁠 '희(喜)'와 즐거울 '락(樂)'만 남게 하는 마법을 부리고 있습니다.

한 두 송이 꽃을 바라봐도 이렇게 기쁜 마음인데, 가득 무리지어 핀 벚꽃 가로수 길에서 누군들 즐거운 마법에 걸리지 않겠습니까.
다들 즐거운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웃음을 나누며 걷거나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그 마법의 길을 나도 천천히 아껴가며 걷고 있습니다.


가만히 지켜보면 여기서는 바쁘게 걷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들 마법에서 벗어나기 싫은 듯 천천히 웃으며 이야기 하며 걸으며 쉬며 그렇게 강물따라 흐르고 있습니다.
향기와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한 벚꽃 가로수 길을 벗어나면 불현듯 마법에서 벗어나 다시 희로애락이 반복하는 현실로 돌아가겠지요.
오늘은 웃음 바다에 머물며 마법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습니다.

마법의 공간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습니다.


(글 사진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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