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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여린 꽃을 피우는 사랑초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17. 5. 17.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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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초'.
아마 잎 모양이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를 닮아서 그런 이름을 얻었는가봅니다.
이 아이가 우리 집에 온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한결같습니다.
겨울이 끝날 즈음에 이발하듯이 묵은 잎을 잘라주고 나면, 새봄부터 늦가을까지 꾸준히 사랑(잎)이 새로 돋아납니다.
마음속에 늘 사랑 하나는 품고 살아가듯이 말입니다.


자신의 잎에 하나 하나 사랑을 그려 담고 나풀거리는 연두색 잎을 보고 있노라면 사랑스럽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앙증스럽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여성스러운 청순함에 매료되더군요.
그리고 자신의 존재 이유가 사랑스러운 잎이 아니라 꽃을 피우는 것임을 알려주려는 듯, 새잎이 돋아나는 이른 봄부터 잎이 지는 늦가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꽃을 피워줍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미리 꽃대를 준비해두었다가 이미 핀 꽃이 지기 전에 서둘러 새로운 꽃대를 올려 콩알만한 연분홍 꽃을 하루도 빠짐없이 피우더군요.

하루도 어김없이 꽃을 피워주는 것은 자신의 이름처럼 사랑이겠지요.

 

마음속에 사랑을 간직하고 있더라도 그 때가 되어야 나타나듯이, 이 아이도 어둠이 내리면 잎과 꽃을 접어두었다가 아침 햇살이 돋아 따듯해져야 자신을 보여줍니다.
실처럼 가녀린 꽃대와 꽃잎 속에 어디 그런 힘이 숨어있는지, ‘사랑초’란 자신의 이름처럼 사랑의 힘이 아닐지.......
과거의 사랑이나 현재의 사랑이나 살아가는 동안 늘 사랑 하나를 품고 사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매일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우는 ‘사랑초’를 내 어찌 사랑하지 않겠습니까?

(글 사진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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