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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가 익어가는 칠월입니다.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17. 7. 1.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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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와 메주는 일정기간 발효를 거치고 나서야 술이 되고 된장이 됩니다.
사람도 그런 발효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철이 들고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가봅니다.
발효 과정의 미묘한 차이에 따라 잘 익은 술이, 맛있는 간장과 된장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듯이, 사람도 자라는 그 과정에 따라 각각의 모습을 지니겠지요.

청포도가 익어가는 칠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장마철이라 짬짬이 비 내리고 틈틈이 현기증이 나도록 강한 햇살이 가득 내립니다.
칠월의 비와 햇살이 청포도를 익게 하고 벼를 자라게 하지만 뭔가 부족한 듯합니다.
칠월은 발효가 덜된 막걸리처럼 아직 시간이 필요한 계절입니다.
하지만 발효를 일으키는 효모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칠월은 아직 덜 익은 서른 즈음의 청년을 보는 듯합니다.
서른 즈음인 그때는 내가 다 큰 어른이고 제법 사람이 된 줄 알았습니다.
이제 이순의 나이에 들고 나서야 겨우 세상이 보일 듯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덜 익은 막걸리입니다.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이 글을 읽는 그대와 함께 지난 서른 즈음을 돌아보며 파전 부침개에 막걸리 한 사발 생각이 간절합니다.



(글 사진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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