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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의미

산수화 화첩기행

by 더불어 숲 2017. 7. 10.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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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용아장성과 봉정암- 박영오 작품 (2017. 5월. 2017년 경북도 미술대전 입상작)




이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모든 일이 다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을.......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한 송이 들꽃이 피고 지는 것도, 하물며 바람 따라 지는 낙엽이라 할지라도 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요.

길섶에 개망초꽃이 피었습니다.
이 무렵이면 낯가리지 않고 아무 곳이나 뿌리내려 피는 천박한(?) 꽃이지만 다 나름대로 존재의 의미를 가지고 있겠지요.
이 하찮은 풀꽃도 우주의 생명을 부여받아 계절의 질서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니 나의 존재가 참 소중하다는 자기 발견을 갖게 합니다.
아버지의 아버지 그리고 또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
먼 시원(始原)에서 출발한 우주 생명이 나에게 까지 이어졌는데, 그 속에는 분명 이 세상에 태어날 수밖에 없는 소중한 인연이 있고 내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생명이 가득한 숲길을 걸어가며 이 모든 것들이 먼 옛날 우주로부터 생명을 부여받아 지금 내 곁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니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 생명을 바라보는 나는 더욱 소중한 존재이겠지요.
며칠 동안 내 하찮음이, 나의 존재의 이유에 대한 회의가 사라집니다.

개망초꽃이 풀꽃 씨앗을 맺고, 민들레 씨앗처럼 바람에 흩날립니다.
그 흩날림이 누가 의미 없다고 하겠습니까?



작품설명 - 2014년, 내보다 10살 위에 친형님과 설악산을 등반했습니다. 백담사에서 출발한 등산은 5시간 이상을 걸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는 봉정암에 도착하여 하루밤을 자고 대청봉을 거쳐 한계령으로 하산했습니다. 그날의 감동을, 설악산 용아장성의 그 빼어난 경치를 잊지 못해, 올해 다시 100호 그림작업에 도전하고 그 완성 작품을 2017년 경북도 미술대전에 응모했습니다. 내 개인적으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서 나름 큰 기대를 했는데, 좋은 결과를 기대했는데....... 입선에 그쳤습니다. 잠시 내 자신에게 오만했던 마음을 반성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겸허하게 붓을 잡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글 그림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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