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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것을 그리 슬퍼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행지에서, 문득

by 더불어 숲 2017. 7. 18.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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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것을 그리 슬퍼할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젊었을 때 미처 몰랐던 것을 알아 가는 과정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른 봄 파릇파릇 새싹 돋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바라보는 것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야 이해되는 마음이지요.
겨우 걸음마하는 어린아기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말은 젊었을 때는 그저 피상적인 말에 불과하지요.

경험하지 않는 일은 단지 알 뿐이지 진정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경험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진다는 것의 동의어가 됩니다.
책으로 얻는 것은 단지 지식일 뿐이지 진정 이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나이에 느끼는 지금의 감정이,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인 석양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 이른 봄에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는 그 느낌이 어찌 서른즈음에 알았겠습니까?

나이가 들지 않고, "당신도 나이가 들었네......." 하며 측은한 눈빛으로 아내가 나를 바라보는 그 느낌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아들의 여자친구를 흐믓하게 바라보는 그 마음을, 잠든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며 짠해지는 그 마음을 나이가 들지 않고 어찌 알겠습니까?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나이에 따라 그 느낌이 또 달라지더군요.
그리고 나이에 따라 잃는 것이 있으면 그 만큼 얻는 것도 있더군요.
나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잃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하게 여기고, 새로이 얻어지는 경험들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나이가 들어가는 것도 그리 슬퍼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인생살이에서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문득,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글 사진 박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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