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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리면 달달한 커피가 생각납니다

편지 보냈습니다

by 더불어 숲 2017. 3. 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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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옵니다.
눈이 조금씩 내리더니, 눈 내리는 모습이 좋아 베란다에 나가 창밖을 바라보니 어느새 가랑비로 변해 소리 없이 내리고 있습니다.
눈이 내리든, 비가 내리든 마냥 좋습니다.
어릴 적부터 비 오는 날을 그렇게 좋아했습니다.
창밖으로 비 내리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 시간이 좋았습니다.
소년시절 비가 오는 날에는, 책 읽다가 창밖을 바라보거나, 유치한 감상에 젖은 시를 끌적거리거나, 풍경을 연필로 스케치하거나, 만화나 삽화를 그대로 옮겨 그리거나 그러면서 비오는 날을 즐겼습니다.
라디오 들으며 말입니다.
그 시절에 시(詩)나 그림을 끄적이던 노트를 참 소중하게 간직했는데, 군대 다녀오니까 모두 사라지고 없더군요.
예전의 그 시간이 그렇게 좋아서, 지금도 나에겐 '행복'이란 단어 속에 늘 그 시절의 모습이 저장돼있습니다.

갑자기 달달하고 따듯한 커피 한 잔이 간절하게 생각납니다.
잠시 편지 쓰는 것을 멈추고 '커피믹스' 한 잔 마시며 편지 쓰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인스턴트커피가 몸에 좋지 않다고 깊숙한 곳에 감춰둬서 한참을 찾아서, 물 데워서 커피 마시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이런날 조용한 카페 창가에 앉아 달달한 커피 마시며 생각나는 대로 글쓰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창밖 풍경을 스케치 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면 더욱 좋겠지요.
이렇게 조용히 봄비 내리는 날은 더욱 그러하고 싶습니다.
그게 뭐 대단한 사치라고 주저하고 있네요.

2017.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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