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이 지나갔습니다.
지나간 자리 곳곳에 심한 생채기를 내고 떠나갔습니다.
나의 거처 오두막화실에도 흔적을 남겼습니다.
파초잎은 갈갈이 찟어졌고 애써 키운 배나무는 부러지고, 해바라기 백일홍은 모두 쓰러졌습니다.
오두막에서 바라보이는 숲속의 노송은 큰가지가 부러진 채 신음하고 있습니다.
보름이 하루지난 열엿새 달이 홀로 밝아 미안해 하며 휘영청 밝게 떴습니다.
고요합니다, 말없이.
마치 상처입은 숲을 위로 하듯이 밤새 숲과 마당에서 차마 떠나지 못하고 서성거리더군요.
열엿새 밝은 달이.....
-2020. 9. 4. 새벽에 박영오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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