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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위로하듯 열엿새 달이.....

그림 일기

by 더불어 숲 2020. 9. 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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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마이삭'이 지나갔습니다.

지나간 자리 곳곳에 심한 생채기를 내고 떠나갔습니다.

나의 거처 오두막화실에도 흔적을 남겼습니다.

파초잎은 갈갈이 찟어졌고 애써 키운 배나무는 부러지고, 해바라기 백일홍은 모두 쓰러졌습니다.

오두막에서 바라보이는 숲속의 노송은 큰가지가 부러진 채 신음하고 있습니다.

보름이 하루지난 열엿새 달이 홀로 밝아 미안해 하며 휘영청 밝게 떴습니다.

고요합니다, 말없이.

마치 상처입은 숲을 위로 하듯이 밤새 숲과 마당에서 차마 떠나지 못하고 서성거리더군요.

열엿새 밝은 달이.....

-2020. 9. 4. 새벽에 박영오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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